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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시험에 떨면서 살기싫어" 대안학교 택한 8500명
관리자 13-06-04 15:42 805

[미인가 대안학교 185개… 학부모들, 왜 公교육 떠나나]

-"나처럼 살지 말았으면…"
입시·취업에 치여 살았던 삶, 돈 잘 벌어도 행복하지 않아"
-틀에 박힌 교육 싫었다"
공부 못하고 가난하면 무시… 다양한 경험할 기회 박탈
-문제 있는 학교 조심해야
건물 경매 올라간 것 숨기고 입학비 1000만원씩 챙기기도
   
교육부가 사상 처음으로 전국의 미인가 대안학교가 몇 곳인지 파악해보니,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총 8526명이 185개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. 1년 학비는 평균 600만원으로, 무료인 학교(32곳)와 1000만원 넘는 학교(31곳)가 일부 있지만, 대다수는 250만~500만원(34곳)에서 500만~1000만원(64곳)을 받았다.

우리나라에서 대안학교는 1990년대 중반부터 드문드문 늘다가 2005년부터 매년 7~18곳씩 새로 생기고 있다. 대안학교가 '용감한 부모의 특이한 선택'에서 '다양한 계층의 드물지 않은 선택'으로 바뀐 셈이다. 자녀를 미인가 대안학교에 보낸 학부모 8526명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? 전문가들은 "그 대답을 알아야 우리 공교육을 살릴 길도 찾을 수 있다"고 했다.

◇"시험 두려움 진력났다"

성미산학교 같은 일반적인 대안학교(74곳)가 가장 많다. 대기업 직원 박영철(가명·42)씨는 초등학생 남매를 이 학교에 보내려고 6년 전 서울 강서구에서 마포구 성미산마을로 이사했다. 남들이 학원 많은 강남으로 이사 갈 때, '느리게 가르치는 학교'를 찾아 정반대 선택을 한 것이다.


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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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는 한 반에 60~70명이 바글거리는 대도시 고등학교를 나왔다. 대학 떨어질까 봐 고2~고3 때 새벽까지 잠 못 이루곤 했다. 유명 대학 경영학과에 합격해 금융 전문가가 됐지만, 고민은 더 깊어졌다. "돈 잘 버는 선배는 봤어도 행복하다는 선배는 못 봤기 때문"이다. 그는 "한국의 10대는 삶이 아니라 시험을 두려워하면서 산다"며 "내 결정에 만족한다"고 했다.

◇"약자를 얕보는 공교육이 싫었다"

부적응 학생을 위한 학교(58곳)나 다문화·탈북 학생을 위한 학교(8곳)처럼 '약자'를 위한 대안학교들도 있다. 사진가 이경미(가명·49)씨도 그런 학교 중 한 곳에 아이를 보냈다.

이씨는 30대까지 교사로 일하다 늦게 미술 공부를 시작했다. 그 무렵 중학생 딸이 엇나가기 시작했다. 딸의 담임은 제자가 말썽 부릴 땐 "왜 자꾸 말썽이냐"고 혼내고, 말썽을 안 부릴 때는 "웬일로 조용하냐"고 빈정댔다. 이씨는 "나도 한때 교사였지만, 우리나라 학교와 교사가 공부 못하는 아이, 가난한 아이, 약하고 모난 아이에겐 참 잔인하다"고 했다. 이씨는 수도권과 지방의 대안학교 4~5곳을 답사한 뒤, 지방 A대안학교에 딸을 보냈다.

종교교육과 인성 교육을 강조하는 학교(30곳)와 국제학교(6곳)도 있다. 경기도 용인시 태화국제학교는 그 두 성격을 합친 곳이다. 태화국제학교 12학년 김예중(18)군의 어머니 이현정(43)씨는 "학부모는 다양한 교육을 원하는데 공교육은 몇 가지 안 되는 메뉴를 차려놓고 '이것만 먹으라'고 한다"고 했다.

◇하지만 위험도 있다

미인가 대안학교는 문자 그대로 '법적으로 따지면 학교가 아닌 학교'다. 똑같은 대안학교라도 다음 세 가지 기준을 만족하면 '인가 대안학교'가 된다. ①교원 3분의 2를 교사 자격증 소지자로 채우고 ②일반 학교와 엇비슷한 시설을 갖추고 ③국어·사회 과목에 한해 일반학교 수업 내용의 50%를 가르치는 것이다. 미인가 대안학교에는 이런 기준을 채우고 싶어도 못 채우는 학교와 채울 수 있어도 안 채우는 학교가 있다. 최근 B대안학교는 학교 건물이 법원 경매에 올라갔다는 사실을 숨긴 채 학부모들에게서 입학금과 특별활동비를 1인당 1000만원 넘게 받았다가 사단이 났다. 펄펄 뛰는 학부모들에게 학교 측이 한 말은 "그런데 환불은 못 해 드린다"였다.

공교육에 실망해 대안학교를 선택했지만 진로 걱정이나 기대에 못 미치는 교육내용 때문에 되돌아오는 학생도 있다. 교육부는 "미인가 대안학교는 학력 인정이 안 되므로 상급 학교에 진학하려면 검정고시에 응시해 통과해야 한다"고 말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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